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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칼럼

제목

실수 만세 (에세이문학, 04 여름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1.0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3447
내용
실수 만세
金 鍾 吉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산다. 작은 실수는 잔물결이 같이 흔적도 없이 스러지지만, 어떤 실수는 태풍이 되어 한반도를 강타하듯이 엄청난 재난을 남긴다. 실수는 용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때로는 인생의 양념이 되어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다. 손해도 주지만 가끔은 전화위복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 나는 어처구니없는 또 하나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바보대회에 낭패상이라도 있다면 메달감이었다. 항공편으로 서울에 갔고, 순환선 지하철역, 티켓을 끊고 종로 방향으로 간다는 게 실수로 반대편에 들어섰다. 난감했다. 마침 미화원 아주머니가 있어 도움을 청하니 그녀는 하던 일을 중지하고 내게로 다가와서 쇠뭉치를 붙잡아 통과할 짬을 만들어 주었다. 반대 방향 출입구로 들어 가는데 표를 넣으니 삑- 소리가 나면서 작동을 안했다. 그녀는 고맙게도 다시 다가와서 “표를 넣으면 안돼요.” 훈수를 하고 다시 지나가는 사람의 틈새로 잡아주면서 비집고 들어가게 해주었다.

연속실수, 전철을 타고, 갈아타고, 물어 물어서 헐레벌떡 정시에 학회 시간에 맞추어 달려갔는데 회의장이 텅 비어 있었다. 경비원에게 물으니 학회는 어제였단다.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멀리 왔는데, 날자를 잘못 잡다니, 집에서 출발부터 이상하더라니... 머피의 법칙이 이런 것인가. 바보의 일요일 - 살다보면 흐린 날도 있다고 자위를 해도 기분은 대낮에 소낙비로 후줄근히젖은 느낌이었다.
망연히 의자에 앉아 생각하니 이러한 실수 이력이 단발의 성질이 아니였다. 사십 년을 거슬러 올라간, 대학 입학시험이었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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