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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칼럼

제목

스트레스 이야기 - 결혼생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1.0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563
내용
얼마전에 결혼식 주례를 선 일이 있었다. 주례사를 어떻게 해야 좋은 추억속의 말로 남을 까 여러날을 고민했다. 일부러 다른 결혼식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데 주례사는 좋은 말만을 골라서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역설적 의미에서 결혼이 얼마나 골치 아픈 것인가를 말해보려고 생각도 하였지만 차마 일생의 단 한번 좋은 날에 역설이거나 말거나 간에 좋은 말 밖에는 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말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예식자체는 철저히 패스트푸드식의 기계적 순서를 밟아서 일사천리로 끝나고 식장은 다음 팀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었다. 결혼, 그것은 무엇인가. 연애의 무덤인가. 가장 스트레스가 높은 대인관계의 실험장인가.
어떤 것으로 파악되든 지간에 결혼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것임에 틀림없는데, 최근의 신문기사는 가히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에서의 결혼은 꼭 절반이 이혼한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선거캠페인을 「가정중심」으로 바꿨다던가. 어쨌거나 우리의 현실도 이혼률이 증가추세이다.

수일전에 만난 부부는 부산의 젊은 부부갈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 같다. 사연인 즉 부인이 환자로 왔는데 남편이 너무 늦은 귀가에 진절머리가 나고 시가 등쌀에 차리리 이혼하고 싶다는 불만이었다. 남편의 주장은 여자가 남편 시키는 대로 잘못하고 맹하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자기가 골라서 선택한 배우자이니 이제와서 그런말 할 자격이 없는 처지이건만 양쪽 말을 듣고 보니 서로가 이상적 배우자상에 집착되어 있는 인상이었다. 어찌어찌 했으면 좋을 텐데 하는 기대치가 결혼 8년간 계속되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갈등이 좁혀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 집에서 보듯이 독재정권의 민주화 과정에서 치르는 대가, 즉 갈등의 표면화가 문제되는 게 요즈음의 보편현상이다.

허니문은 생물적 본능이 그 갈등을 가려주지만 예비부부는 혼례준비가 시작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결혼실제와 낭만의 거리감을 실감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힘의 균형은 이미 이때부터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이에 그런 것이 무슨 말인가. 그러나 현실에는 「눈에 안 보이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 영향에는 서로 다른 문화배경 교육 지위 등 여러요소들이 있다. 이 힘이 무엇인가를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책이 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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